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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인의 지푸라기

아토피인의 지푸라기 4: 한의학 8체질 식단

by benowtopia 2025. 10. 20.

오늘은 저의 아토피 치료 여정 중 가장 독특하고 강렬했던 경험, 바로 '8체질 의학' 기반의 생활 개선 도전기를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극단적인 식단 관리와 그 결과를 솔직하게 털어놓겠습니다.


"쌀을 끊으라고요?!" 충격적인 체질 진단과 식단

저는 평소 아토피 증상이 심할 때마다 '만성 염증'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습니다. 지인의 추천으로 8체질 전문 한의원을 찾아갔고, 진단 결과 저는 '목체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의사 선생님의 조언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쌀이 체질과 안 맞아 독소가 쌓이니, 주식을 쌀 대신 통밀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통밀만 5시간 불려 밥을 지어 먹고, 체질에 맞는 소고기를 굽거나 튀기지 않고 건강히 조리하여 충분히 먹는 것이 과제였어요.
그리고 전 체질 공통 사항으로 몸속 면역력을 높이려면 발효 음식이 중요하기에 요거트, 김치, 황태, 홍어탕 등을 꾸준히 먹으라는 주문이 있었지요.

쌀을 끊고 통밀을 먹으라니! 한국 사람에게 밥을 끊으라는 이야기는 정말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식단을 바꿨습니다.

삶은 소고기를 계속 먹자니 너무 맛이 없었어요.
그리고 생애 처음으로 홍어탕을 영접했는데, 그 향과 맛은 정말이지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와 코로 찡 올라오는 맛… 저는 원래 홍어회도 먹어서 그나마 괜찮았지만 비위 약한 분들은 정말 힘들 거 같았어요.


식단 외에도 한의원에서는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했습니다.
체질에 맞는 8체질 한약을 꾸준히 복용했습니다. 체내의 불균형을 잡고 독소를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약이었습니다.

더불어 약해진 장부를 보강하기 위한 침 치료와, 특히 기혈 순환을 돕기 위해 발바닥에 뜸을 뜨는 치료를 받았고요.

피부 보습과 독소 배출?을 위해 목욕도 권유받았습니다. 단, 목까지 잠기게 하면서도 15분 이내, 천일염을 푼 뜨겁지 않은 적정한 온도의 물로 하라고 했죠.

쌀 대신 통밀 위주의 식단을 세 달 정도 유지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평소에 이유 없이 속이 불편했던 증상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명치와 등이 너무 아파서 새벽까지 잠 못 자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위 내시경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답답하기만 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쌀이 제게 서서히 독으로 작용했는지, 쌀을 끊으니 이 문제가 싹 사라져서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피부였습니다. 체질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식단 관리가 시작될 무렵, 제 아토피는 오히려 최악의 상태로 악화되었습니다. 온몸의 염증이 심해지고 가려움이 밤잠을 설치게 했습니다.
특히 얼굴이 너무 붓고 짓물 나, 사회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제 평소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정말이지 괴물같은 모습에 크리스마스 이브날 주저앉아 울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적절한 약물 치료 없이 한방 치료만 고수했더니, 피부 염증 반응을 조절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8체질이나 한방 치료는 몸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훌륭한 '장기적 솔루션'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염증으로 피부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피부과의 적절한 진단과 조치(약물, 보습 등)를 병행하여 일단 염증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무리한 식단과 극단적인 치료 접근은 오히려 심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어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 접근(체질 개선)과 현대 의학적 접근(염증 관리)을 지혜롭게 병행하는 것이 아토피와의 길고 긴 싸움을 이겨내는 현명한 전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아토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부디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본인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가시기를 응원합니다!